시간이 멈춰선 파리의 고서점 - 제레미 머서 지음, 조동섭 옮김/시공사 |
셰익스피어 & 컴퍼니의 초록색 문이 열리고 파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하루가 시작된다!
백 년 전 먼지가 가득 쌓인 센 강변의 낡고 오래된 서점 셰익스피어 & 컴퍼니. 그곳은 지구상에서 가장 감미롭게 시간이 흘러가는 곳이다. 낡은 마루바닥을 삐걱거리며 서가 사이를 늦은 오후의 산책처럼 거닐다보면 어느 순간 깨닫게 된다. 고양이의 언어를, 햇살의 무게를, 우주의 형성원리를, 인간과 사랑과 희망의 삼각함수를……. 에즈라 파운드, 제임스 조이스, 앙드레 지드, 발레리, 헤밍웨이의 숨결과 2차 세계대전의 비극을 느끼고 싶다면,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휴머니즘을 발견하고 싶다면, 파리의 가장 은밀한 곳에서 생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이 책을 손에 들고 센 강변을 따라 천천히 거닐어보자. 얼마 지나지 않아 초록색 문과 노란색 간판의 낡고 오래된 서점 ‘셰익스피어 & 컴퍼니’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곳에서 당신은 따뜻한 팬케이크 한 조각과 홍차 한 잔, 그리고 희망이라는 이름의 가장 아름다운 약을 처방받게 될 것이다.
셰익스피어 & 컴퍼니는 어떤 곳인가?
셰익스피어 & 컴퍼니가 처음 문을 연 것은 1919년 12월 어느 추운 겨울, 선교사 아버지를 따라 프랑스로 이주한 실비아 비치에 의해서였다. 그녀는 파리에 삶의 터전을 마련하고 문학에 대한 타오르는 애정으로 오데옹 가에 서점을 차리게 된다. 이 서점은 에즈라 파운드, 제임스 조이스, 헤밍웨이 등 당대 최고의 작가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고, 특히 제임스 조이스의 소설 『율리시스』 초판본을 출간한 곳으로 유명해졌다. 이후 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고 나치에 의해 서점은 문을 닫게 된다. 실비아 비치는 대전 기간 중 수용소에 갇혀 있었다.
이 서점을 사랑하던 헤밍웨이가 1944년 미군과 함께 파리로 들어와 직접 서점 건물의 점거를 풀었지만 실비아 비치는 이미 지쳐 있었고 은퇴를 결심한다. 그로부터 10년 후, 오데옹 가에 있던 옛 서점에서 멀지 않은 센 강변에 서점 하나가 문을 열었다. 미국인이며, 방랑가이며, 몽상가이며, 공산주의자였던 시인 조지 휘트먼에 의해서였다. 젊은 시절 전 세계를 돌며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던 그는 소르본 대학에서 프랑스 문명 수업을 들었고, 이상적인 공동체사회의 건설을 꿈꿨다. 40년대가 지나고 파리의 문화가 다시 되살아나기 시작하던 1951년, 조지는 노트르담 맞은편에 건물을 얻어 서점을 열었다.
서점의 처음 이름은 ‘르 미스트랄’이었다. 이후 그는 서점에서 무료로 음식과 잠자리를 제공했고, 무상으로 도서를 대여했다. 점차 이 곳은 파리의 명소로 알려졌고 문학을 사랑하는 전 세계 사람들의 쉼터가 되었다. 1963년, 조지의 쉰 번째 생일이 지나갔고, 그로부터 1년 뒤 서점의 이름을 셰익스피어 & 컴퍼니로 바꾸었다. 그리고 오늘날까지 이 서점은 휴머니즘의 성지이자 문학의 박물관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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