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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수영장 가는 날 / 염혜원

by 글쓰남 2018.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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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 가는 날 - 10점
염혜원 지음/창비

낯선 일 앞에서 느끼는 긴장, 걱정, 두려움...

다양한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해 낸 그림책


수영 수업을 받으러 가야 하는 토요일, 주인공 ‘나’는 아침부터 배가 아프다. 엄마는 나에게 “수영장에 가면 괜찮아질 거”라고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을 게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억지로 끌려간 수영장은 시끄럽고, 미끄럽고, 차갑다. 게다가 수영 모자는 너무 꽉 끼고 배는 여전히 아파서 선생님의 호루라기 신호에도 물속에 들어가지 못한다. 

『수영장 가는 날』에는 미처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의 여러 감정이 표정이나 몸짓 등으로 섬세하게 표현된다. 주인공이 첫 수영 수업에서 느끼는 긴장감과 두려움은 배앓이와 움츠러든 어깨, 막대기처럼 뻣뻣한 팔다리로 드러난다. 특히 수업이 끝난 뒤 다른 아이들처럼 머리카락이 젖도록 샤워기 아래에 서서 물을 맞는 장면은 주인공의 절망적인 기분을 독자에게 그대로 전한다. 비슷한 경험이 없는 아이들조차도 책을 읽으며 쉽게 공감하고 이해할 만하다. 



두려움을 이기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작은 용기로 이뤄 낸 짜릿한 승리의 이야기


‘나’는 두 번째 수영 수업 시간에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물속에 들어가 본다. 그리고 물이 생각보다 따뜻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선생님과 함께 수영장을 끝까지 건넌 날 밤, 목욕하면서 혼자 발차기 연습을 해 보기도 한다. 그리고 세 번째 수업 시간, 나는 드디어 스스로 물속에 들어간다. 혼자 팔다리를 활짝 편 채 물 위에 떠 보기도 하고 다른 아이들처럼 발장구를 치며 물보라를 일으키기도 한다. 어느새 수영 수업을 즐기게 된 것이다! 다른 아이들과 함께 활짝 웃으며 “이제는 배도 안 아플 거”라고 똑똑하게 말하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생생한 기쁨이 전해진다.

낯선 일 앞에서 느끼는 두려움과 불안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이러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은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줄곧 반복해야 하는 일이다. 『수영장 가는 날』은 주인공이 수영을 배우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를 넘어서 아이가 자신의 두려움을 극복해 낸 짜릿한 승리의 이야기이다. 이 책은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대단한 노력이나 재능이 아니라 작은 용기, 즐기려는 마음, 그저 익숙해질 때까지 기다려 보는 인내심이라는 것을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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