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냐의 수학영화관 - 김용관 지음/궁리 |
수학이 한 편의 영화처럼 이야기로 다가온다면 어떨까?
열아홉 편의 영화 · 드라마 · 다큐멘터리가 들려주는 수학과 사귀는 법
그동안 ‘수의 역사’와 ‘계산법’을 다룬 『수냐의 수학카페』 1, 2권을 출간한 수냐(김용관)가 이번에는 수학과 영화를 접목한 『수냐의 수학영화관』을 들고 나왔다. 영화 <인셉션>을 보며 0차원, 1차원, 2차원, 3차원, …을 수학적으로 엄밀하게 정의내리고, 미국 드라마 <넘버스>를 보며 무질서 속 규칙을 찾는 유용한 기법인 통계를 설명하며, 다큐멘터리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에서 문제 하나에 수십 년, 때로는 평생을 바치는 수학자의 삶과 열정을 만나고, 영화 <소셜 네트워크>에서 가진 자는 더 갖게 되고 못 가진 자는 더 못 갖게 되는 ‘빈익빈 부익부’가 자연스러운 현상인지 멱함수분포를 인용하며 질문을 던진다.
왜 저자는 영화로 수학을 이야기하려고 했을까? 영화는 쉽다. 감동과 재미가 있다. 영화를 보는 사람은 구체적인 문제와 상황에 처한 등장인물에게 감정이입을 하고, 영화를 본 뒤에는 다른 사람들과 자유롭게 감상을 주고받는다. 영화를 자기만의 시선으로 분석하고 자기 이야기를 새롭게 써내려가기도 한다. 한마디로 구체적인 인물과 사건, 배경, 이야기가 있다. 반면, 수학은 어떤가? 알아먹기 힘든 기호와 계산의 연속이라는 수학이 지닌 편견 때문에 우리는 쉽게 잊는다. 수학의 역사를 써내려간 구체적인 ‘인간’의 모습을. 수학이 아무리 추상적인 학문이라지만,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현실’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저자는 골치 아픈 기호와 계산 뒤에 숨겨진 수학자의 모습과 일상생활 곳곳 알게 모르게 스며 있는 수학의 흔적을 열아홉 편의 생생한 영화 · 드라마 · 다큐멘터리를 매개로 풀어낸다. 『수냐의 수학영화관』에서는 수학 기호를 보며 머리를 싸매지 않아도, 어려운 강의를 집중해서 듣지 않아도 된다. 그저 편안한 자세로, 팝콘을 먹으며 영화 속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추상적인 수학 개념들이 눈앞에 선명하게 나타날 것이다.
<스니커즈> 편에서는 정보화 사회를 지탱하는 2진법과 컴퓨터 보안 시스템에 활용되는 소수(prime number)를, EBS 다큐멘터리 <문명과 수학> 편에서는 삼각법과 수학계의 오래된 수수께끼 사이클로이드를, <페르마의 밀실> 편에서는 골드바흐의 추측과 부정방정식을, <21> 편에서는 확률론을, <아이큐> 편에서는 무한과 적분을, <옥스퍼드 살인사건> 편에서는 방정식과 함수의 차이, 피보나치 수열을 이야기하는 식이다.
영화도 보고 수학도 공부하고!
인간과 세상, 우주의 신비에 수학이 답하다
일상 속 수학 이야기로 시작하던 이 책은 우주와 과학 이야기로까지 확대된다. 오늘날 우리는 과학과 수학, 두 학문의 경계가 애매한 시대를 살고 있다. 갈릴레이 이후 과학은 수학화되어왔고, 수학은 또한 응용의 과정에서 과학과 맞닿아 있다. 이 책은 천문학, 물리학 등 과학 분야에서 수학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큰 비중을 들어 설명한다. <아고라> 편에서는 수학계의 타원 연구와 프톨레마이오스 체계, 코페르니쿠스 체계를 연결지어 설명하는가 하면, <아이큐>, <아인슈타인과 에딩턴> 편에서는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을 발표하기까지 어떻게 수학에 빚졌는지 알려준다.
더불어 저자는 영화 속 이야기를 빌어 행복한 수학교육의 길이 무엇인지 질문하고(<굿 윌 헌팅>, <스탠드 업>), 수학이 우리 삶을 성찰하게 하는 힘이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모던 타임즈>, <옥스퍼드 살인사건>, <박사가 사랑한 수식>) 수학이라는 언어로 인간을, 세상을 바라보는 저자 특유의 세계관이 마치 수학에세이처럼 때로는 재기발랄하게 때로는 따뜻하게 펼쳐진다.
특히 이 책은 우리가 수학을 공부하면서 부딪치게 되는 질문, “수학, 어디다 써먹어?” “수학, 누가 왜 만들었을까?” “수학이 도대체 뭐야?”에 대답하려는 자그마한 시도가 될 것이다. 수학에 좌절한 사람들은 1관 “수학, 어디다 써먹어?”에 들러 일상 속 수학 이야기를 만나보길 바라며, 수학자의 삶이 궁금한 이들은 2관 “수학, 누가 왜 만들었을까?”에서 수학을 하나의 언어로, 놀이로, 삶 자체로 만들어가는 수학자들의 열정을 만나보라. 2관에서는 특히 골드바흐의 추측, 케플러의 추측,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4색 문제 같은 수학 난제를 영화 속 이야기와 곁들여 재미있게 풀어간다. 3관 “수학이 도대체 뭐야?”에서는 수학이 어떤 학문인지 수학의 속성과 특징을 밝혀나간다.
수냐의 수학카페 옆에 색다른 수학영화관이 생겼다!
영화로 수학을 읽어주는 수학 스토리텔러의 탄생!
이 책은 ‘수학영화관’이라는 동명의 대중강좌가 그 씨앗이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강좌는 수학을 싫어하고 재미없어 하는 분들 덕분에 탄생하였다. 무엇으로도 수학에 흥미를 못 느끼는 분들을 보며 저자는 영화와 수학을 연결지어볼 생각을 했고 본인부터 수학영화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수학 관련 영화는 생각보다 많았다. 더구나 일반 영화를 수학적으로 해석할 여지는 더 많았다. 반응은 아주 좋았다. 학생이나 어른이나 재미있어 했고 수학에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학생들에게도 저자 본인에게도 이 경험은 특별했다. 책에서만 보던 수학을 삶의 현장과 연결시켜주었고 수학에 대한 상상력을 키워주었다. 저자는 본격적으로 영화를 테마로 한 글을 쓰기 시작했고 그것이 책 출간으로 이어졌다.
전작으로 『수냐의 수학카페』 1, 2권을 펴낸 저자는 실제로 ‘수냐의 수학카페’를 운영하는 주인장이기도 하다. 많은 학생들이 현실에서 수학을 충분히 음미하지 못하고, 수학으로 다른 이들과 소통하는 경우는 더더욱 드물다. 저자는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수학을 즐기며 공부할 수 있는 색다른 수학공간을 마련하여 2012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영화수학, 작도수학, 문학/고전수학, 미술수학 등의 강좌를 진행하며, 여러 사람들과 수학교육의 길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 매달 셋째 주 토요일에는 이 책의 바탕이 된 영화수학 모임이 진행된다. 함께 영화도 보고 수학도 공부하는 수다모임이다.(관심 있으신 분은 누구나 환영!)
영화를 통해 인간의 얼굴을 한 수학 이야기를 만나다 보면, 자연스레 수학과 나의 삶이 어떻게 긴밀하게 연결되어 흘러가는지, 수학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은 무엇인지 각자 나름의 해석을 하게 된다. 영화 속 수학문제와 해결 과정을 살펴보다 보면, 수학자는 어떻게 사유하는지, 수학이 지닌 아름다움과 매력은 어디에 있는지 우리는 편하게 수다를 떨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야말로 수학을 자기 나름대로 재구성하게 되는 것이다. 영화를 본 뒤 자유롭게 감상평을 나누듯 말이다. 문제풀이 수학에서는 볼 수 없는, 인간의 역사와 세상의 다양한 면면과 우주의 신비까지 담고 있는 수학을 만나보자.
'국내도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돌돌돌 내 배꼽 (0) | 2016.09.01 |
---|---|
편안하고 사랑스럽고 그래 1~2 세트 - 전2권 (0) | 2016.08.31 |
수학이 불완전한 세상에 대처하는 방법 (0) | 2016.08.30 |
만화 토지 1~17 박스 세트 - 전17권 (흑백, 보급판) (0) | 2016.08.30 |
해방의 비극 - 중국 혁명의 역사 1945~1957 (0) | 2016.08.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