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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소금차 운전사

by 글쓰남 2019.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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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차 운전사 - 10점
올란도 위크스 지음, 홍한결 옮김/단추

얼마 전 아내를 떠나보내고 허전한 마음을 안고서, 그렇다고 포기할 수 없는 일상을 이어나가고 있는 한 남자. 그에게는 오래된 트럭이 하나 있다. 그는 여름이면 트럭을 몰고 나가 아이스크림을 팔고, 겨울에는 트럭에 소금을 재워 얼어붙은 도로에 소금을 뿌렸다. 여름 장사는 신통치 않았지만 상관없었다. 더운 여름을 버텼던 건, 다가올 겨울 때문이었다. 남자에게 소금 뿌리는 일은 살아가는 유일한 낙이자 자부심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겨울, 편지 한 통이 도착한다. “수신자 귀하… 귀하의 업무가 더 이상 필요치 않아 알려드립니다.” 그는 편지에 적힌 글자 수보다 더 많은 햇수 동안 소금차를 몰았다. 하지만 이제 세상은 남자에게 필요 없다고 말한다.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밤, 그는 마지막으로 눈 치우는 일을 하러 집을 나선다.


수많은 히트작을 낸 영국 인디 록 밴드 ‘매커비스'의 리드 보컬로 14년간 활동한 올란도 위크스. 그가 글과 그림뿐 아니라 함께 들을 수 있는 사운드트랙까지 작사, 작곡한 책이다. 색연필과 수채화로 그린 서정적인 그림 사이로, 가슴 저미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원치 않은 작별과 예상치 못한 해고로 자기 자리를 잃어가는 슬픈 상황 속에서도 우울에 빠지지 않고 꿋꿋이 마지막 남은 일을 수행하러 떠나는 남자의 독백은 점멸해가는 모든 것들을 위한 송가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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