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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말 - 최종희 지음/원더박스 |
비정상적 국정 운영 이전에 비정상적 언어가 존재했다
우리는 또다시 정치인의 언어에 현혹되지 않을 수 있을까?
박근혜의 말에는 박근혜가 감추려던 모든 것이 들어 있다
대통령은 도대체 왜 그렇게 말할까?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던 문제를 추적한 책이다. 문법에 맞지 않는 어법, 유체이탈과 주술적 언어, 불필요한 지시사의 남발 등 온 국민을 갑갑하게 만든 대통령의 말 속에는 비정상적 언어 사회화 과정과 박정희 일가의 비극 그리고 우리 정치사의 흑역사가 담겨 있다.『박근혜의 말』은 이른바 ‘근혜체’를 여섯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이런 어법이 나오게 된 이유를 파헤친다. 박근혜가 감추려던 모든 것이 그 말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난다. 말에 현혹되지 않고 정치인을 제대로 바라보기 위해서, 다음 선거에서 좋은 대통령을 뽑기 위해서도 꼭 보아야 할 책이다.
우리는 어떻게 속은 것인가?
다음 대통령을 뽑으려면 정치인의 말을 어떻게 제대로 들여다볼 것인가?
대전은요? 한마디에 한나라당 지지율이 치솟다
2006년 5.31 지방선거 때 피습당한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병상에서 “대전은요” 하고 물었다는 보도는 박근혜와 한나라당에 대한 동정 여론을 급속도로 퍼뜨리고 전국적으로 한나라당 후보들의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이 짧은 문장은 신뢰와 헌신, 선거 여왕 등의 이미지를 대중들에게 다시한번 각인시켰다.
우리는 여전히 정치인의 말과 그 사람의 실체를 구분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 언론과 전문가들도 경각심을 갖고 정치인의 말을 관찰하고 검증하지 않는다. 박근혜 이후, 우리는 또다시 정치인의 말에 현혹되지 않을 수 있을까?
『박근혜의 말』은 진지한 접근으로는 사실상 국내에서 처음으로 한 정치인의 말을 통해 그 사람의 내면 세계를 분석한 인문학적 사회정치서이다. 언어와 심리라는 도구를 동원해서 문제적 정치인 박근혜의 심연을 들여다본다.
박근혜 삼남매는 어법도 똑같다
베이비 토크에 가까운 단어 수준의 문장이 아닌 경우 박근혜의 말은 대체로 만연체이다. 만연체를 자주 쓰는 사람은 대체로 과시적, 권위적, 보수적 성향을 보이며, 행동보다는 사고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어, 의사결정이 모호하거나 느린 편이다. 여기에 문장이 중문 복문으로 섞이면 주술관계는 틀어지고 말뜻을 종잡기 어려워진다. 많은 언론과 국민들을 혼란케 한 ‘근혜체’가 탄생하는 기본 배경이다.
말은 그 사람의 언어 사회화 과정의 총체적 결과이다. 비슷한 성장 과정과 언어 사회화 과정을 거친 박근혜 삼남매는 사실 어법도 매우 비슷하다.
그런데 박 대통령은 달변이 아님에도 왜 말을 그렇게 길게 하는 것일까?
한마디로 다음 단계로 생각이 빨리빨리 건너가지 못하는 것이다. 일단 말은 시작했고 다음 말로 건너가야 하는데 얼른 생각이 안 나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렇다. 생각이 날 때까지 앞말을 붙잡고 늘이는 것이 대처법이다. 연상지체에 따라붙는 달갑잖은 부산물이 ‘늘이기’이다. 근혜체에서는 항상 한 어절의 말이 두 어절 이상으로 늘어난다. 그래서 ‘생각하고’가 아니라 ‘생각을 하고’가 되고 때로는 ‘생각을 해 갖고는’으로 더 늘어나기도 한다. (본문 179쪽)
‘이런, 이렇게, 어떤, 그런, 이, 그’와 같은 습관적인 관형어와 지시어를 불필요하게 끼워 넣는 것 또한 이 ‘말 늘이기’의 일환이다. 결국 언어 사회화 과정의 왜곡과 정신적 사고 장애가 박 대통령의 이상한 어법의 근간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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