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없는 자들의 목소리 - 황모과 지음/래빗홀 |
과거를 새로 쓰는 작업을 SF소설이라는 형식을 통해 시도하고 있다는 점을 자부하고 있다. 당시의 진실을 찾아보려는 누군가와 현장을 잇는 일에 이 소설이 작은 다리가 되었으면 한다. (황모과, ‘작가의 말’)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 100주기인 2023년, SF소설가 황모과가 이 사건을 모티브로 타임슬립 역사소설 《말 없는 자들의 목소리》를 광복절을 맞아 출간한다. 2019년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데뷔한 황모과의 세 번째 장편소설이다. 작가는 지난해 1990년 백말띠 여아 선별 낙태 사건을 소재로 SF소설 《우리가 다시 만날 세계》로 큰 주목을 받으며 ‘2022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 신진여성문화인상을 수상한 바 있다.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 사건 100주기를 맞아, 그가 자신의 특장을 살려 이 사건을 주제로 삼아 치열한 자료 조사와 인터뷰, 답사 등을 토대로 과거를 새로 써내며 잊혔던 희생자들의 목소리를 되살린다. 작가가 직접 발로 뛴 취재 기록은 한정판 코멘터리북에 담겼다. 광복절에서부터 100주기를 맞는 9월까지 관동대학살에 관한 국내 인식을 제고하기 위하여 “Remember 1923” 캠페인도 진행될 예정이다.
이 소설은 재난의 공포가 불러온 비틀린 분노와 평범한 악의 민낯을 강렬하게 그려내며, 살인에 대한 처벌도 죄책감도 부여하지 않은 시스템적 학살 과정을 보여준다. 또한 이로 인해 목숨을 잃은 식민지 이주민과 사회주의자, 부락민, 장애인 등 은폐되고 왜곡되어온 희생자들의 목소리를 복원하고자 애쓴다. 이 소설은 날짜로는 사흘의 시간을 다루지만, 과거를 반복 체험하는 인물들의 눈으로 재난의 풍경과 비극적 참상을 세밀하게 그려낸다. 역사학이나 사회학이 아닌 문학으로, 사실보다 더 절실한 진실을 담아내는 이야기로, 1923년 스러져간 많은 생명이 제 목소리를 되찾길 기원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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