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루시 바턴 -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문학동네 |
아름답고 정제된 문체, 삶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날카로우면서도 사려 깊은 시선으로 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온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올리브’라는 인물을 축으로 사람들의 다양한 삶을 보여주며 이를 통해 사랑과 이별, 상실과 외로움, 기쁨과 슬픔 그리고 희망 등 생의 다양한 측면을 그려냈던 『올리브 키터리지』, 애증이 교차하는 엄마와 딸 사이의 미묘한 심리를 다루면서 그들이 맞이하는 위태로운 한 계절을 그려냈던 『에이미와 이저벨』로 이미 한국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그의 신작 『내 이름은 루시 바턴』이 출간된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소설의 중심에는 늘 ‘사람’이 있었다. 그는 복잡 미묘한 인간관계와 다층적이고 때로는 모순적인 인간의 내면을 그려내는 데 탁월한 역량을 발휘해왔다.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며 삶의 의미와 가치를 찾아가는 한 여성 소설가의 이야기를 그린 『내 이름은 루시 바턴』 역시 그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이 소설에서 스트라우트는 처음으로 일인칭 화자를 내세워 하나의 소설을 완성하는 일과 한 인간이 인생의 의미를 정립하고 정체성을 형성하는 일이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정갈하고 담백하게 펼쳐낸다. 한층 더 깊어진 삶과 인간에 대한 통찰이 이백 페이지 남짓의 길지 않은 소설 속에 밀도 있게 담겨 있다. 『내 이름은 루시 바턴』을 통해 작가는 소설이란 가장 내밀한 이야기로 가장 보편적인 위로를 주는 것임을 다시 한번 증명한다. 2016년 맨부커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던 이 작품은 “만약 그녀가 『올리브 키터리지』로 퓰리처상을 수상하지 않았다면, 이 소설이 틀림없이 유력한 후보가 되었을 것이다”(<가디언>)라는 평을 들은, 스트라우트의 또하나의 걸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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