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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나를 뺀 세상의 전부 - 김소연 산문집

by 글쓰남 2019.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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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뺀 세상의 전부 - 10점
김소연 지음/마음의숲

“다만 내가 직접 만났거나 직접 겪었던 일들만을 글로 써보고 싶어졌다. 

나를 뺀 세상의 전부, 내가 만난 모든 접촉면이 내가 받은 영향이며, 

나의 입장이자 나의 사유라는 걸 믿어보기로 했다.” 


나를 오려낸 자리에는 어떤 것들이 남아 있을까


나는 당신과 함께 살아가므로 완성되어간다


이 사소한 하루하루를 읽고서 누군가는 부디 

자신을 둘러싼 타인과 세상을 더 멀리까지 둘러보게 되었으면 좋겠다. 

- 본문 중에서


별것 아닌 일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나름의 특별함이 있다. 익숙한 나머지 따로 의미를 두지 않았던 순간들에, 너무 당연해서 가끔 소중함을 잊는 관계들에, 저마다 크고 작은 추억이 깃든 사물들에, 시인이 발견한 이야기가 숨어 있다. 시인이 직접 겪고 사유하고 기록한 이야기들이 익숙한 것들을 자꾸만 낯설게 만들어 뒤돌아보게 한다. 시인이 만난 모든 접촉면들이 사물과 타인들로부터 촘촘히 스며들었다. 


가족끼리 주고받는 선물이 ‘현금’이라는 것을 알아채고서 연필과 색연필로 세밀하게 그린 위조지폐를 선물한 열 살 된 조카. 여행지에서 만나 함께 밥을 먹고 술을 나눠 마신 외국인에게 받은 순수한 환대. 외국 공항에서 처음 만난 낯선 노인을 혼자 두면 안 될 것 같아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내내 옆자리를 지켰더니 “참말 좋은 사람이야”라고 말하며 고마움을 전한 할머니. 시를 통해 자신이 생각처럼 구질구질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되어 기쁘다고 말한 수강생. 무모한 도전을 시작하려 할 때 “그냥 하고 싶은 거 있음 해요. 대신 엉망이 되면 옆에 있어는 줄게요”라고 말하며 잘할 것 같은 자신감이 아니라 잘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은 든든함을 준 선생님. 모두 시인이 만난 사람들이다.


익숙한 타인을 통해, 낯선 관계를 통해, 사람을 통해 시인이 발견하는 순간들을 따라가다 보면 빙그레 웃음이 지어진다. 함께 살아가기에 완성되어간다는 시인의 이야기를, 자꾸만 돌아보게 되는 시인의 하루하루를 직접 확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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