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버려진, 남겨진
사라진, 버려진, 남겨진 - 구정은 지음/후마니타스 세상은 쓰레기로 넘쳐 난다.만들어 내는 만큼, 파내는 만큼 버려진다. 버리고 지우고 폐기하는 존재인 우리,버림받고 지워지고 폐기당하는 존재인 우리 우리가 눈여겨보지 않고 있는 사이에, 가장 취약하고 가난한 이들이 이미 우리보다 먼저 우리가 저지른 짓의 피해를 입고 있다. 곁에 두고 쓰던 물건은 물론이고 시간과 공간도 사람들에게 버림받는다. 무덤이, 공원이, 때로는 도시 자체가 버려진다. 죽음도 역사도 버려진다. 시간이 흘러 잊히는 것도 있고,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지우거나 감추는 것도 있다. 버려지는 것들 틈에서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 또한 많다. 하지만 책을 쓰며 느낀 가장 큰 역설은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폐기되는 것 중 하나가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2018. 12. 3.
죽는 게 두렵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 통계와 역사에 문학과 과학이 버무려진 생의 마지막 풍경
죽는 게 두렵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 하이더 와라이치 지음, 홍지수 옮김/부키 가장 바람직한 삶의 마지막 풍경을 찾아서수만 년간 거의 변하지 않았던 죽음의 가장 기본적인 측면들(죽는 이유, 장소, 시기, 방식)이 한 세기, 특히 지난 몇 십 년 만에 너무나 극적으로 달라졌다. 죽음의 생태학, 역학, 경제학을 넘어서서 죽음을 바라보는 정서 자체가 변했다.의학의 발달은 인간의 수명을 폭발적으로 연장시키고 치명적인 전염병들을 퇴치했으며, 심폐소생술과 뇌전도는 죽음에 대한 시각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았다. 바야흐로 현대 의학은 과학의 반열에 올라섰고 그에 힘입어 거대한 의료-산업 복합체를 탄생시키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런 반면에 이제 사람들은 병원과 요양원에서 죽음을 맞고, 만성질환을 안고 살아가고, 독립성과..
2018. 1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