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도서

피타고라스의 정리 The Pythagorean Theorem: A 4,000-year history

글쓰남 2017. 12. 25.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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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타고라스의 정리 - 10점
엘리 마오 지음, 전남식.이동흔 옮김/영림카디널

초·중·고 12년 동안의 정규 교육 과정에서 수학을 배우고도 이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더하고 빼고 곱하고 나누는 사칙연산 외에는 수학을 써먹을 일도 거의 없다. 수학은 과연 ‘실제’ 세계와 동떨어져 있는 것일까?


이 책의 저자는 수학의 본질을 “패턴과 구조 및 질서, 그리고 관련 없어 보이는 대상 사이의 연관성을 찾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다시 말해 지상이든 천상이든 세상의 만사가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전제 아래 숫자로 그 관계를 풀어내는 게 수학이라는 것이다. 저자의 주장대로라면, 수학은 우리의 실생활에 뿌리를 두고 인간의 외연을 넓혀가는 동력 그 자체이다.


a2+b2=c2. 우리가 흔히 ‘피타고라스 정리’라고 부르는 이 공식은 메소포타미아 대평원의 농경지에서 나왔다. 바빌로니아의 세리들이 들판의 면적과 길이를 정밀하게 측정해 과세 자료를 구하려다 착안한 것이다. 여기에서 도형의 넓이와 길이의 관계를 연구하는 기하학이 탄생한다. 바빌로니아인들은 이를 점토판에 새겨 오늘날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경위야 알 수 없지만, 이 공식에 피타고라스의 이름이 붙어 바빌로니아인들보다 무려 1천 년 후에 살았던 피타고라스가 영화를 톡톡히 누리게 된다. 피타고라스는 대장장이가 두드리던 두 개의 철판에서 울려 퍼지는 소리가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그 소리의 높낮이를 숫자의 비율로 설명하고자 했다. 물리 현상을 숫자로 표기하려는 인류 최초의 시도였다는 점에서 그를 높이 평가할 만하다. 피타고라스는 더 나아가 숫자가 우주를 지배한다는 우주론의 신비에 빠지게 된다. 그가 숫자로 세상의 모든 것을 설명하려 들면서 여러 도형의 상호관계를 연구하다 세 변의 길이가 모두 정수인 직각삼각형을 찾아낸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다만 이미 바빌로니아인들이 알고 있던 지식에 뒷북을 쳤거나 도용한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은 남는다.


중국 고대의 수학책 《주비산경(周髀算經)》이나 인도의 수학책 《슐바수트라》에서도 기둥의 높이나 사각형의 넓이를 구하는 방법을 설명하면서 ‘피타고라스 정리’와 같은 원리를 언급하고 있다. 피타고라스 정리의 기원이 생각보다 훨씬 오래된 것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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