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속으로 걸어가고 있는 자신을 바라보며
자꾸만 과거로 걸어가는 나
나이가 들수록 문득문득 이런 생각을 합니다.
"그땐 참 좋았지."
어느새 내 머릿속은 과거의 기억들로 가득 차고, 오늘보다는 어제, 지금보다는 그때를 더 자주 꺼내 보게 됩니다.
어릴 적엔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이 정답인 줄 알았습니다. 더 좋은 학교, 더 높은 목표, 더 넓은 세상을 향해 가야 한다고 믿었죠.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자꾸만 뒤를 돌아보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건 단순한 회상이 아니라, 마치 그 시절 속에 다시 발을 들이고 싶은 그리움의 발걸음이기도 합니다.
추억은 왜 이렇게 따뜻할까
잊은 줄 알았던 노래 한 곡, 오래된 사진 한 장, 지나가는 바람 냄새 하나에도 마음이 뭉클해질 때가 있습니다.
그 감정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섬세하고, 깊고, 조용히 가슴을 울립니다.
그때는 그냥 흘려보냈던 순간이지만, 시간이 지나니 가장 빛나는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힘들었던 시절도, 돌아보면 그 속에 웃음과 사랑이 있었고, 그 순간을 함께한 사람들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다는 걸 깨닫게 되죠.
왜 우리는 과거에 머무르려 할까
심리학자들은 이를 **"회상적 편향(rosy retrospection)"**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과거의 기억을 실제보다 더 아름답게 느끼는 경향이 있다는 거죠.
하지만 저는 이렇게도 생각해요. 시간이 지나야만 보이는 의미가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의미가 너무나 소중하기에, 우리는 자꾸 그 시절로 다시 걸어 들어가는 것 아닐까요?
세상이 너무 빠르게 돌아가고, 오늘이 벅차게 느껴질수록, 우리는 마음의 안전지대로 돌아가고 싶어집니다. 그곳이 바로, 내가 웃고 울었던, 실수하고 배웠던 과거의 기억들입니다.
하지만 오늘도, 내일의 추억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순간도 언젠가 "그땐 참 좋았지"라고 말하게 될 또 하나의 귀중한 추억이 될 겁니다.
어쩌면 우리는 늘, 과거를 그리워하고 오늘을 살아가며 미래를 기대하는 존재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오늘 하루가 조금 지루하고 평범해 보여도, 나중에 돌아보면 소중한 조각 하나로 남아 있을 겁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나,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언젠가 오늘을 그리워하게 될 테니까요.
과거에 머무는 걸 부정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건 우리 마음이 아직도 누군가와, 어떤 순간과, 어떤 나와 이어져 있다는 증거니까요.
그리고 그 기억 덕분에 오늘의 내가 조금 더 따뜻해지는 거라면, 그 또한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