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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제주탐묘생활 - 히끄네 집, 두 번째 이야기

by 글쓰남 2023.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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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탐묘생활 - 10점
이신아 지음/야옹서가

인스타그램 20만 팔로워가 사랑한 고양이 히끄와 아부지,
‘1인 1묘 가족’이 제주에서 만든 행복의 기록

남다른 얼굴 크기와 발랄한 꼬리, 특유의 붙임성으로 인스타그램 20만 팔로워를 매료시킨 고양이 ‘히끄’와 아부지의 제주 생활기 《히끄네 집》(2017) 후속편이 5년 만에 출간됐다. 한겨레신문사의 동물 전문 매체 <애니멀피플>에 5년간 연재한 50여 편의 칼럼을 시의성 있게 수정하고, 새로 쓴 몇 편을 더해 펴낸 책이다. 《제주탐묘생활》은 빈손으로 제주에 왔던 저자가 길고양이 히끄를 가족으로 맞이한 후 겪은 기적 같은 변화를 담았다. 전작 출간 후 5년의 세월이 흘렀어도 히끄의 귀여움은 여전하고, 시골 마을 오조리에서 민박과 농사를 병행하며 생명을 살리는 일에도 앞장서는 ‘히끄 아부지’의 성장기는 눈부시다. 성묘 입양으로 진정한 가족이 된 ‘1인 1묘’ 가구의 행복한 일상과, 아름다운 제주 풍광이 녹아든 사진 161장을 함께 실어 소장 가치를 더했다.

법대를 졸업하고도 적성을 찾지 못해 방황하던 저자는 문득 제주로 떠났다. 게스트하우스 스태프로 지내며 무료한 생활을 보내던 그에게 특별한 손님이 찾아온다. 희끄무레한 털빛의 길고양이였다. 그 고양이에게 ‘히끄’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돌보면서 마음 붙일 곳이 생겼다.
1년을 고민하다 히끄의 입양을 결심한 저자는 여성이지만 ‘아부지’가 되기로 선포한다. “엄마라는 이름은 너무 소중하니까 히끄를 낳아 준 고양이 엄마에게 양보하겠다”는 마음으로. 집 없던 고양이와 꿈 없던 청년이 서로에게 든든한 가족이 되는 순간, 따스한 기적이 시작된다.

길고양이 한 마리가 인생에 찾아온 후 생긴 놀라운 변화들

이 책에는 과거 어려운 일이 생기면 도망부터 쳤던 저자가, 히끄를 가족으로 맞이한 후 새로운 일에 도전하며 성장하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히끄네 집》 출간 후 어느덧 5년, 저자는 민박 주인이자 농부, 작가로 바쁜 삶을 꾸려가고 있다. 직접 수확한 유기농 당근으로 반려동물 간식 업체와 함께 ‘히끄네 텃밭’ 이름을 건 간식을 출시하고, 고양이 용품 제작에 참여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제주 농가와 도시 소비자를 잇는 온라인 농산물 마켓 ‘히끄네 농장’을 열었다. 예전에는 상상조차 못 했을 일이지만 히끄에게 당당한 아빠가 되기 위해 도전했고, 좌충우돌하면서도 차근차근 성과를 이뤄냈다. 이 모든 변화는 히끄가 있어 가능했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삶의 경험이 넓어지면서 저자는 사회인으로서나 반려인으로서도 성장해간다. 서툴지만 진심으로 가꾼 텃밭이 튼실한 결실을 돌려줄 때, 저자는 농작물을 키우며 느낀 수고로움과 보람이 고양이를 키울 때와 다름없음을 깨닫는다.
내 고양이에 대한 사랑이 깊어지면서 다른 생명의 현실에도 눈떴다. 동네 길고양이, 방치되어 병에 걸린 시골 개, 집을 잃어버린 떠돌이 개에게까지 마음을 주고 기부에도 앞장서게 된 것이다. 한 생명을 책임지는 ‘아부지’로 살며 한층 성숙해진 삶의 발자취가 행간에 담백하게 녹아난다. 저자는 《히끄네 집》과 마찬가지로 이 책의 인세 일부를 (사)제주동물친구들에 기부할 예정이다.

‘우주 대스타’ 히끄가 알려주는 행복의 비결
저자는 히끄와의 일상 이야기를 꾸준히 전하면서, 성묘 입양으로도 행복한 반려 가족을 이룰 수 있음을 알려준다. 히끄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인스타그램으로 공유하고, 틈틈이 글을 써서 책으로 엮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티 없이 뽀얗고 동글동글 탐스러운 몸집의 히끄지만, 한때 마르고 아픈 모습으로 길거리를 배회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아부지가 발견해주지 않았다면, 히끄는 다른 길고양이들처럼 고작 몇 년을 살다 소리 없이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이제 히끄는 아부지를 만나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대기업과 CF 광고를 찍고,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20만 명에 달하지만 히끄의 소원은 소박하다. 아침저녁으로 고봉밥을 먹고 물고기 장난감으로 신나게 노는 것, 그리고 아부지가 언제나 곁에 있어 주는 것. 이 단순한 일상만으로도 히끄는 더없이 행복해한다. 제주에서 아부지와 히끄가 보내는 평안한 나날을 지켜보노라면 깨닫게 된다. 행복한 삶이란 거창한 게 아니라, 하루하루의 소소한 행복이 쌓여 만들어진다는 걸.

161장의 사진에 스며든 제주의 일상
5년 만에 출간된 후속작인 만큼, 저자가 포착한 히끄의 일상도 더욱 다채로운 사진으로 남았다. 히끄를 찾아온 길고양이 친구들과 함께한 재미난 순간, 히끄의 다양한 표정을 순간 포착한 절묘한 사진들을 보노라면 엄마 미소를 짓게 된다. 히끄를 아는 사람들에겐 소장 가치 높은 선물이 되고, 히끄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성묘 입양의 특별한 행복을 전파할 책이다.

 

https://youtu.be/hdjIprWi0j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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