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 살 미영 - 푸른하늘 은하수 지음/나는책 |
개인의 이야기에서 모두의 역사로 나아가다
1980년대 어린이 현대 생활사
가까운 과거 꼼꼼히 들여다보며 역사 공부의 재미를 알다
주인공 미영이는 1983년에 서울 변두리에 살았던 ‘국민학교’ 4학년 친구입니다. ‘미영’이라는 이름은 80년대 초등학생 이름 가운데 가장 흔한 이름 중 하나였지요. 미영이는 밥 먹는 것도 잊고 밖에서 뛰놀기 좋아하고 형제들과 별것 아닌 일로 다투고 어른들이 하는 얘기에 귀를 종긋 세우기도 하는 호기심 많은 열한 살, 이름만큼이나 지극히 평범한 아이입니다.
미영이의 이야기는 대한민국이 정신없이 돌아가고 있던 때에도 아이들은 태어나고 또 자라났음을 증언하는 목소리입니다. ‘격동의 80년대’ 속에서도 하루하루 사람들의 일상이, 아이들의 성장이 또렷이 새겨졌음을 함께 기억하고 싶습니다.
열한 살 미영이의 친근한 독백은 시공을 넘어 읽는 이를 이야기 속으로 이끌어 줄 것입니다. 그 시절을 살았던 어른 세대와 지금 같은 나이를 살아 내고 있는 아이 세대가 미영이의 일상에 녹아 있는 ‘그 시대와 그 생활’을 지금과 견주어 보기도 하며 함께 경험해 보길 바랍니다.
‘국민학교’를 아십니까? ‘천황이 다스리는 나라의 백성을 키우는 학교’라는 뜻으로 일제 강점기에 붙여진 이름이죠. 1996년 이후 ‘초등학교’로 바꾸어 부르게 되었습니다.
‘가정환경조사’라는 것을 아십니까? 집에 있는 가전제품이며 가족 구성원 등 시시콜콜한 것들을 학교에서 조사하느라 아이들이 눈 감고 손을 들던 일이 있었죠.
이처럼 미영이의 일상을 따라가다 보면 가까운 과거임에도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그 시절만의 사회상을, 지금과 비슷한 듯하면서도 사뭇 다른 생활상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1983년 지하철 노선도, 신문 1면 기사, 동네 가게의 생필품들, 고무줄뛰기 노래, 당시의 거리 모습 등등 박물관, 국가기록원, 신문사 등지에서 사진자료 및 각종 기록, 구술 등을 속속들이 찾고 정리해 책을 만들었습니다.
본문에서 못다 한 이야기는 책 말미 ‘1980년대 키워드’에 정리해 두었고, 미영이가 한 살 두 살 나이를 더해 어른이 되기까지 세상엔 또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를 함께 볼 수 있게 ‘미영이 연대기’도 실었습니다.
책을 읽고 저마다 자기만의 ‘ㅇㅇ연대기’를 만들어 보기 바라며, 아울러 인간이 걸어온 길을 담은 거대한 ‘역사’도 일상의 날들이 쌓이고 갈무리되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책에서 만날 수 있길 바랍니다.
1980년대는 경제가 가파르게 성장하고,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높아갔으며 대한민국이 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한 시기입니다. 오로지 ‘잘살아보세’ 하면서 앞만 보고 달리던 사람들이 다양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그 가운데 5.18 광주민주화운동, 6.10 민주항쟁 같은 정치?사회적 큰 사건이 일어났고 88서울올림픽도 치렀던 때입니다.
1980년대를 돌아보는 것은 지금의 초등학생들에게는 한 세대 전, 제2차 베이비붐 세대로 불리는 부모 세대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는 시간여행이 될 것입니다.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이 책을 펼쳐 놓고 어른들이 과거 어떤 어린 시절을 보냈는지, 지금과 닮아 있기도 또 많이 다르기도 했던 그 시절 이야기를 꺼내 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 바랍니다.
또한 어른들은 잊고 있던 어릴 적의 마음과 지금 아이들이 놓치고 있는 소중한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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