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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아무것도 아닌 기분 -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때 나를 찾아온 문장들

by 글쓰남 2020.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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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아닌 기분 - 10점
이현경 지음/니들북

집에서도 일에서도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되었을 때
나만은 내 편이 되어주기로 했다

“저는 존재감 없는 사람이었네요.”
조용하고 성실하게 보낸 하루하루가 무색하게
일에서도 집에서도 어느새 나는 존재감 없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때 나를 붙잡아준 건 책과 그 속의 문장들이었다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보다는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다. 그런 보통의 사람들이 이 험한 사회에서 버티기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하루하루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뿐이다. 그렇게 하루하루 꾸역꾸역 살아 왔고, 살고 있지만 누군가의 한마디에 혹은 어떤 작은 사건 때문에 문득 나란 존재에 대해 불안감이 밀려오는 순간이 있다. 이 책은 그와 같은 기로에 섰던 저자가 같은 시기를 후배이자 선배로, 딸로, 엄마로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건네는 세상 속의 나, 즉 존재감에 대한 이야기다.

‘아나운서’ 하면 자연스럽게 ‘엄친딸’, ‘엄친아’가 떠오른다. 출중한 지성과 외모에 남부럽지 않은 안정적인 직업까지 갖춘 그들은 누구보다 존재감이 강하게 느껴지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24년차 지상파 아나운서인 이 책의 저자는 말한다. “나의 운은 아나운서 합격까지였다.”

 

입사 이래로 쭉 만년 2진 아나운서로 지내다 급기야 갑작스러운 부서 이동 명령을 받고 돌아본 자신의 삶은 세 번의 전직 위기, 유산, 난임, 산후우울증, 아버지의 백혈병, 그리고 스스로 자처한 직장 내 외톨이로 점철돼 있었다. 일에서도 집에서도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을 때 저자에게 다가온 건 책이었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낭독 팟캐스트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책을 가까이하게 된 저자는 책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위로받고 힘을 얻는다.
그렇게 쓰기 시작한 이 책은 생애 두 번째 사춘기를 맞이한 모든 이들과 함께하고 싶은, 아나운서이기 전에 한 사람의 일상 회복기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것 같고,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기분이 들더라도 나 자신은 안다. 나만은 내 편이 되어주어야 한다. 살아 있는 한 누구나 존재하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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