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도서

그림자를 이으면 길이 된다 - 피해자에서 생존자, 그리고 감시자가 된 마녀 D의 사법연대기

by 글쓰남 2022. 8. 3.
반응형
그림자를 이으면 길이 된다 - 10점
D 지음, 김수정 외 감수/동녘

“저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성범죄 수사와 재판을 지켜봅니다”
피해자들의 그림자가 된 한 피해자가 법정 안팎에서
써내려간 자세한 분노와 성실한 연대의 기록

★ 김수정, 임수희, 김혜정, 정현백, 안주연 강력 추천
★ <성범죄 형사재판 모니터링 수첩> 부록 포함

“이 책은 어떤 법조인이 쓴 책보다 전문적인 성범죄 관련 법률 지침서이다. 또한 성폭력 피해자로서 스스로를 구하고, 나아가 연대로써 세상까지 구하려는 야망이 꿈틀대는 책이다.”
- 김수정(변호사, 《아주 오래된 유죄》 저자)

#n번방은_판결을_먹고_자랐다. 디지털 성범죄에 너그러운 사법부를 비판하는 이 해시태그는 ‘n번방’에만 해당될까? ‘n번방’ 이전에 ‘소라넷’, ‘AV스눕’, ‘웰컴투비디오’로 이어진 ‘선처의 역사’가 있다. 그 긴 시간 동안 사법부는 성범죄 가해자에게 너그럽지 않았던 순간이 드물었다. 이 책은 이러한 사법 시스템을 둘러싼 자세한 관찰과 분노의 기록이다. ‘마녀’로 알려졌고, 지금은 ‘연대자 D’로 불리는 익명의 활동가인 저자는 전국을 누비며 수많은 성폭력 사건의 수사와 재판 과정을 지켜봤다. 그의 눈에 비친 사법 시스템의 생생한 풍경은 우리가 기사로만 접했던 성범죄 재판이 실제 법정에서 어떻게 진행되는지, 그전에 수사와 기소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이 모든 과정을 둘러싼 다양한 주체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판결문은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보여준다. 이를 통해 사법 시스템이 어쩌다 ‘그들만의 성채’가 되었는지, 변화는 어떻게 가능한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은 한 성폭력 피해자의 생존과 연대에 관한 치열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피해 이후 말·시간·자리를 잃고 홀로 4년간 법정 싸움을 견딘 저자는, ‘그때 내 옆에 지금의 내가 있었다면 어땠을까’를 되뇌며 다른 피해자들과 연대하기 시작했다. 이후 사법 시스템 감시에 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하다 ‘방청연대’라는 말을 만들었고, 수사·재판 모니터링 교육을 기획하며 피해자부터 판사와 검사, 변호사와 활동가 등 시스템 내외부의 다양한 사람들을 연결해나간다. 경계가 없어 보이는 그의 활동은 ‘잊히기 위한 연대’, ‘대체 가능한 연대자’라는 목표를 향한 ‘계산된’ 발걸음이다. 누구보다 완벽한 ‘그림자’가 되고 싶어 했던 그의 이야기는, ‘좋은 일’, ‘필요한 일’ 정도로 여겨지는 ‘연대’에 어떤 전략과 윤리, 성장과 책임, 진화가 필요한지도 치열하게 묻는다.

그 판결은 대체 뭘 먹고 자랐을까?
비법률가 시민이 들여다본 법정의 풍경

성폭력 피해자들이 마주하는 고통스러운 현실과, 성폭력 사건을 다루는 사법 시스템의 간극은 이미 알려져 있다.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도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문제는 거기까지라는 점이다. 언젠가부터 외부의 비판은 ‘솜방망이’라는 단어에 멈춰져 있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용어부터 논리까지 ‘전문 영역’으로 여겨지는 사법 시스템에 일반인들이 접근하기가 쉽지 않아서일 것이다.

‘비법조인 시민’의 눈으로 꼼꼼하고 꾸준하게 사법 시스템을 들여다본 저자가 제일 먼저 주목하는 이들은 판사다. 그가 보기에 한국의 재판부는 ‘재량’이 많이 보장되어 있으며, 처벌이 ‘솜방망이’가 된 원인도 상당 부분은 여기에 있다. 예컨대 2020년 대법원은 디지털 성범죄에 최대 29년 3개월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양형기준을 마련했지만, 판사가 재량으로 법정형을 2분의 1까지 깎을 수 있는 ‘정상참작감경’ 제도가 존재하는 한 엄벌이 요원하다는 사실을 여러 사례로 보여준다. 피해자의 의사가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합의’ 또한, 그 과정에서 추가 가해에 빈번하게 일어나는데도 이런 문제에 주의를 기울이는 재판부가 드물고, 오히려 가해자가 합의에 실패하든 성공하든 실제로는 양형에 유리하게 반영되고 있는 점을 지적한다.
“판사는 판결로 말한다”라는 말은 흔히 판사의 독립과 재량을 강조할 때 사용된다. 그러나 저자는 과연 판사들 스스로는 이 말을 지키고 있는지 되묻는다.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 사이트의 운영자였던 손정우에 대한 범죄인 인도청구 재판의 불허 사유에서 볼 수 있듯 시민들의 상식과 동떨어진 논리가 담겨 있는가 하면, 가해자를 선처할 때 ‘진지한 반성’이라는 단어로 뭉뚱그리며 판에 박힌 듯 부실한 판결문을 내놓는 모습도 전국 법원에서 목격된다고 꼬집는다. 피해자가 법원에 나와 말해주길 바란다면서도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를 어떻게 보호할지는 고민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들을 준비는 하고 있는지도 묻는다. 이렇듯 저자가 일반 시민의 ‘상식적인’ 관점으로 들려주는 법정 이야기들을 따라가다 보면, ‘솜방망이’의 다음 단계로 넘어가 사법 시스템을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이다.

https://dailyfeed.kr/3790624/165941812951

 

♥서희원 임신 2개월?… 구준엽, 54세에 아빠 되나

클론 출신 구준엽의 아내 서희원의 임신설이 제기됐다. 최근 중국과 타이완 매체 등은 ...

dailyfeed.kr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