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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그들의 첫 번째와 두 번째 고양이 - 2019년 제43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by 글쓰남 2019.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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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첫 번째와 두 번째 고양이 - 10점
윤이형 지음/문학사상사

한 해 동안 발표된 중.단편소설을 결산하는 ‘이상문학상’의 43번째 작품집이 출간됐다. 2019년 이상문학상 심사위원 5인(권영민, 권택영, 김성곤, 정과리, 채호석)은 만장일치로 윤이형의 〈그들의 첫 번째와 두 번째 고양이〉를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윤이형의 〈그들의 첫 번째와 두 번째 고양이〉는 중편소설이다. 여기서 중편소설이라는 양식의 요건이 먼저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 단편소설이 요구하는 상황성과 장편소설이 추구하는 역사성이 서사적 형식 안에서 특이하게 통합되는 지점에 중편소설의 자리가 생겨난다. 윤이형은 바로 이 지점을 놓치지 않았다.

부조리한 현실적 삶과 그 고통을 견뎌내는 방식이 중편소설로서의 무게에 알맞게 균형 잡혀 있다. 〈그들의 첫 번째와 두 번째 고양이〉라는 제목에서 문제적인 존재는 사실 고양이가 아니라 ‘그들’이라는 대명사가 지칭하고 있는 인물들이다. ‘그들’은 따지고 보면 ‘우리’라는 1인칭 대명사로 묶여야 할 가족이지만 소설 속에서는 결국 서로 흩어져 있다. 여기서 ‘그들’은 젊은 부부와 그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 전부다. 이들의 만남 그리고 고통의 현실과 힘든 삶이 각자의 관점으로 반추되고 결국은 헤어짐의 과정으로 서사가 이어진다. 하지만 작가는 ‘그들’이 키워온 두 마리의 고양이를 서사의 전면에 내세우면서 각각의 인물이 공유하게 되는 삶의 문제를 각자의 시선으로 파고든다. 그러므로 서사는 구조적 중층성을 드러내는데, 물론 이야기 자체가 복합적인 양상으로 치닫지는 않는다. 현실적인 삶의 어려움을 ‘그들’이 모두 서로 나누어 가지면서 그 아픔을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공감이 바로 두 마리의 고양이를 중심으로 하여 모든 살아 있는 존재와 그 생명에 대한 따스한 사랑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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