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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귀신 선생님과 고민 해결 2

by 글쓰남 2017.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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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선생님과 고민 해결 2 - 10점
남동윤 지음/사계절

지금, 여기 ‘진짜’ 아이들의 ‘리얼’ 고민을 담다

아이들의 고민이라고 해 봐야 성적이나 교우 관계 정도 아닐까? 그러나 『귀신 선생님과 고민 해결』은 이런 어른들의 편견과 빈약한 상상력을 보기 좋게 넘어서 버린다. 다니는 학원은 많지만 정작 자신이 좋아하는 기타는 배우지 못해 고민인 려은이, 늘 집에서 혼자 놀아 심심한 경식이, 얄밉게 구는 동생이 미운 수정이까지. 지금, 여기 아이들의 고민을 디테일하고 리얼하게 담아낸다. 


현실에서도 해결하기 만만치 않은 고민들이지만 식상한 교훈적 내용으로 흐르진 않는다. 대신에 ‘귀신 선생님’ 시리즈 특유의 판타지적 재미가 영리하게 쓰인다. 컴퓨터 게임처럼 엄마와 한판 승부를 벌이고, 방이 사람처럼 같이 놀자고 말을 걸며, 동생이 갑자기 사라져 버린다. 독자를 사로잡는 흥미로운 이야기에 고민이 녹아들고, 읽다 보면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고민이 해결된다. 



재밌지만 코끝이 찡하고, 묘한 여운이 남는다. 왜일까. 아마 4학년 1반 아이들의 고민을 그저 아이들의 고민이라고 치워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려은이 고민의 밑바닥엔 자신만 믿는 엄마를 실망하게 할까 봐 두려운 마음이 있고, 수정이는 동생에 관한 애정과 미움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나 자신에 대한 고민부터 형제와 부모, 친구에 이르기까지 관계에 대한 고민 등 아이들의 고민은 어른들의 고민과 닮아 있다.


모든 아이들이 주인공으로 빛나는 귀한 창작만화

전래 동화와 판타지, SF가 대부분인 어린이 만화에서 지금, 여기 어린이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 냄으로써, 어린이 명랑 만화가 응당 보여 줘야 하는 것들을 깨닫게 한다. 백 번이 넘는 강연을 통해 직접 아이들을 만난 작가답게, 실제 아이들이 쓸 법한 생생한 대사가 돋보인다. ‘모든 아이들이 주인공’이라는 모토답게 책 중간중간 다른 아이들의 고민을 그려내는 흑백 단편 만화의 묘미도 상당하다. 


‘아이들의 고민이 당장 해결될 순 없겠지만 고민을 이야기하고 자신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갖는 것만으로도 치유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는 작가의 말처럼, 『귀신 선생님과 고민 해결』을 보고 부모와 친구와 함께 서로의 고민을 털어놓고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어른들이 몰랐던 ‘진짜 아이들’의 마음을 알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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