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도서

할머니를 위한 자장가 -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글쓰남 2020. 3. 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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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를 위한 자장가 - 10점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지음, 이지원 옮김/비룡소

이 책은 폴란드의 작은 방직 도시 ‘우츠’ 근처의 그워브노에서 재봉 용품 가게를 하던 할머니의 유품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되었다. 마치 오래된 할머니의 옛 앨범을 열고 과거를 여행하는 듯 이야기가 시작된다. 방직공으로 일했던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고된 노동을 하면서 아이를 키우고 삶을 이어간다. 그 삶의 배경이 된 곳은 직물 공장이 많았던 도시 ‘우츠’이다. 오스트리아계 폴란드인이었던 작가의 선조들은 이곳으로 이주하여 노동하며 살았다. 면방직으로 유명한 우츠는 그래서 면 먼지들이 눈처럼 늘 흩날렸고, 일거리를 찾아온 독일인, 유대인, 폴란드인이 함께 일하는 곳이었다. 쉬지 않고 돌아가는 방직 공장에서 일하던 작가의 할머니를 비롯한 수많은 여성들, 그들의 삶을 실제 직물과 할머니의 사진, 일러스트와 결합해 독특하고도 감동을 담아 뭉클하게 표현했다. 더구나 이 책에 사용된 손자수와 아플리케, 뜨개 등의 다양한 직물 공예는 작가가 오랜 시간 수집해 온 것들을 그대로 사용했다. 누군가의 손길을 통해 만들어진 이 직물 공예들은 아마도 힘든 육체노동과 마음속 걱정거리 사이에서 잠깐 숨을 돌릴 수 있는 창조적 여유였을 것이다. 각기 다른 사람들의 사연과 솜씨가 어우려져 작가의 작품을 함께 멋지게 채우고 있어 그 의미가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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