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도서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

글쓰남 2018. 4. 7.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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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 - 10점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지음, 김명남 엮고옮김/바다출판사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David Foster Wallace(1962~2008)는 미국 소설가다. 그는 천재적 재능으로 미국 현대문학의 새로운 장을 열었지만 3편의 장편소설(마지막 소설은 미완성 유작), 3권의 소설집, 3권의 산문집을 남기고 2008년 46세에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대학에서 철학과 영문학을 졸업한 월리스는 졸업논문으로 썼던 장편소설 《시스템의 빗자루The Broom of the System》가 1987년 단행본으로 출간되면서 소설가로 데뷔했다. 그에게 명성과 악명을 동시에 안겨준 두 번째 소설 《무한한 재미Infinite Jest》는 1,0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에 각주만 300개가 넘는 형식 과잉의 작품으로, 20세기 말 미국 문학을 논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문제작이다. 《타임》은 현대 미국의 자화상을 세밀하고도 깊이 있게 묘파한 이 소설을 ‘20세기 100대 걸작 영어 소설’ 중 하나로 선정했다. 2011년 출간된 세 번째 소설 《창백한 왕The Pale King》은 월리스가 죽기 전까지 십여 년간 집필한 미완성 유작으로, 그는 죽기 마지막 날까지 원고를 정리하고 유서를 썼다. 

십대 때부터 불안장애와 우울증을 앓았던 월리스는 스무 살 무렵 첫 자살 충동을 겪은 후 거의 20년 동안이나 항우울제 나르딜을 처방받았다. 약이 듣지 않을 때는 전기충격요법도 받았는데 이 때문에 죽음의 문턱까지 가기도 했고 후유증으로 기억력 상실 등을 겪다가 회복되고는 했다. 그의 자살은 나르딜의 부작용으로 이 약을 단호히 끊으려고 했을 무렵 일어났다.

월리스의 재능은 소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는 픽션 작가 못지않게 문학비평가로서의 기질로 주목받았고, 문예창작을 가르치는 일에 열의를 쏟았다. 그리고 미국적 소비주의, 대중문화, 문학, 스포츠, 정치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면서 위트와 성찰이 빛나는 에세이(르포, 서평, 비평 등의 형식)로 이목을 끌었다.

이 책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은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에세이 선집이다. 그가 집필한 세 권의 산문집에서 9편을 골라 엮었다. 이 책은 월리스의 문학을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것으로, 그의 작품이 번역되기를 손꼽아 기다린 독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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