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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1996년 종로, 노무현과 이명박 - 엇갈린 운명의 시작

by 글쓰남 2018.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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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종로, 노무현과 이명박 - 10점
양원보 지음/위즈덤하우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노무현과 이명박의 첫 만남 이야기

“1996년의 노무현과 이명박을 빼고는

그 이후의 현대 정치사를 말할 수 없다!” 

정반대의 삶을 살았던 노무현과 이명박은 각자의 정치 노선에서 정면으로 마주칠 일이 하나도 없었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실 두 사람은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서울 종로구에 나란히 출마해 자웅을 겨룬 적이 있다. 노무현과 이명박은 수백 페이지짜리 자서전(《운명이다》)과 회고록(《대통령의 시간》)을 남겼지만 1996년 종로 선거 이야기를 고작 두 페이지 남짓 다뤘다. 왜 그랬을까? 노무현은 개인 선거사에서 득표율 17.66퍼센트라는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지역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싸웠던 부산 선거와 달리 명분도 없는 패배였다. 이명박은 선거 부정을 저질렀고, 그것을 덮기 위해 더 큰 부정을 저질렀다. 즉 노무현과 이명박 모두에게 1996년 종로는 기억하고 싶지 않고, 드러내고 싶지 않은 시공간이었다. 당사자들이 기억하지 않으니 모두의 기억 속에서 사라졌고 그래서 1996년 종로 선거는 여전히 낯선 이야기다. 

그러나 원칙과 명분을 지키고 싶어도 현실에 부딪혀 자꾸만 좌절하게 되는 노무현과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돌진하는 이명박의 캐릭터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시기가 바로 이때다. 노무현과 이명박이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는 누구도 감히 상상하지 못했던 바로 그 시기에 그들의 정치적 지향점은 어디를 향해 있었는지를 살펴봄으로써 훗날 그들이 만들어간 대한민국과 그 운명을 되짚어볼 수 있다. 그래서 손석희(JTBC 보도부문 사장) 역시 “이 책이 왜 필요한지 알 것 같다. 1996년의 노무현과 이명박을 빼고는 그 이후의 현대 정치사를 말할 수 없지 않겠는가”라는 말로 1996년의 노무현과 이명박을 소환해야 하는 이유를 강조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고, 누구도 기억하지 않았던 1996년 노무현과 이명박의 첫 만남을 생생하게 살려낸 이 책을 통해 잃어버린 한 조각을 찾아 퍼즐을 완성하듯 현대 정치사의 전반적인 모습과 그 의미를 새롭게 그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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