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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진흙발의 오르페우스 - 필립 K. 딕 단편집

by 글쓰남 2017.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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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발의 오르페우스 - 10점
필립 K. 딕 지음, 조호근 옮김/폴라북스(현대문학)

현대 SF를 대표하는 미국의 천재 작가 필립 K. 딕. 현대문학 폴라북스에서는 작가의 대표 장편소설 열두 편을 모은 ‘필립 K. 딕 걸작선’과 더불어 시대를 초월한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단편집을 꾸준히 소개하고 있다. 현실과 꿈,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과감히 무너뜨리는 완숙기의 단편집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 영화와 드라마 등 유독 영상화와 인연이 많았던 작가의 원작 단편을 모은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이어 이번에 세 번째로 소개하는 단편집 『진흙발의 오르페우스』에서는 그의 초창기 단편들을 엮었다. 1950년대는 미국의 잡지 시장이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이한 시기이자 SF 또한 1930~1940년대의 황금기를 거쳐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시기이기도 하다. 이때의 필립 K. 딕은 누구보다 열심히 잡지에 단편들을 발표하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그의 초기 단편은 내면의 갈등이 초월자를 통한 구원 또는 절망을 향해 침잠하는 후기 작품과는 달리 주변 세계와의 관계를 통해 자신의 절망을 사회에 투영하는데, 이는 1960년대에 등장한 사회파 SF의 효시이기도 하다. 



필립 K. 딕은 작가로 활동한 30년 동안 약 150편의 단편을 발표했는데, 그중 1952년부터 1954년에만 90여 편(약 60퍼센트)을 써냈을 정도로 왕성하게 활동했다. 『진흙발의 오르페우스』는 영화나 드라마 등으로 제작된 작품에 비해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재미와 완성도가 뛰어나 필립 K. 딕의 매력을 선명하게 느낄 수 있는 단편을 엄선했다. 이 책에 실린 열일곱 편의 단편에서는 평행우주, 대체역사, 타임 패러독스 등 작가가 평생 단골로 등장시킨 소재를 능숙하게 다루는 모습뿐 아니라, 우주 활극(스페이스 오페라), 우주의 근원적 공포(코스믹 호러), 카프카를 떠올리게 하는 부조리극 등 작가의 다양한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가볍고 거칠지만 결코 조악하지 않은, 대중적인 글 속에 날카로운 메시지를 담는 필립 K. 딕의 단편이 지금까지도 장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는 이유를 잘 설명해준다. 


영국의 채널4는 필립 K. 딕의 단편을 드라마로 제작한 [Electric Dreams] 시리즈를 2017년 가을부터 방영을 시작했고, 이후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미국에서도 서비스할 예정이다. 『진흙발의 오르페우스』에는 시리즈의 첫 번째 에피소드의 원작 「머리띠 제작자」가 실려 있으며, 단편집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드라마의 다른 원작 소설들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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