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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조종이 울린다 - 자본주의라는 난파선에 관하여

by 글쓰남 2018.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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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이 울린다 - 10점
볼프강 슈트렉 지음, 유강은 옮김/여문책

오랫동안 병마에 시달린 끝에 자본주의는 이제 위독한 상태다. 성장은 스태그네이션에 길을 내주었고, 불평등은 불안정으로 이어졌으며, 현금 경제에 대한 신뢰는 거의 증발해버렸다. 세계가 바야흐로 심대한 변화를 앞두고 있는 지금, 현대 정치학과 경제학에서 호평을 받는 분석가인 볼프강 슈트렉은 제2차 세계대전의 그림자 속에서 한데 뭉친 어울리지 않는 파트너들인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결합이 종언을 고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때 금융 부문의 무절제를 억제했던 규제기관들이 줄줄이 무너지고 있으며, 냉전 종식과 함께 자본주의가 최종적 승리를 거둔 이후 시장의 자유화를 물리칠 능력이 있는 정치적 행위자는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성장둔화, 과두지배, 공공영역 축소, 제도적 부패, 국제적 무정부상태 등으로 규정되는 세계가 되었으며, 이런 병폐에 대한 치료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이제 세계는 이 위기를 어떻게 돌파해나갈 것인가!


“자본주의가 자초한 자본주의 사회의 종언 이후의 역사적 시기는 집단적인 정치 역량이 부족한 시기로서 우유부단하고 긴 이행기가 될 것이다. 새로운 표준이 된 위기, 변형적이지도 않고 적응적이지도 않으며 자본주의를 균형상태로 복원하지도, 더 나은 어떤 것으로 대체하지도 못하는 위기의 시기인 것이다. 심대한 변화들이 급속하고 지속적으로 일어나겠지만, 이 변화들은 예측할 수 없고 어쨌든 관리가 불가능하다. 서구 자본주의는 쇠퇴하지만 분명 전 지구적 차원에서는 비서구 자본주의가 그 자리를 차지하지는 못하며, 서구 비자본주의도 그것을 대체하지는 못한다. 비서구 자본주의의 경우에 중국은 여러 이유 때문에 자본주의의 역사적 주관자 자리를 차지하면서 미래의 진보를 위한 질서정연한 글로벌 환경을 제공하지 못한다. 또한 중국과 미국이 자본주의를 위해 세계를 안전하게 만드는 과제를 우호적으로 분담하는 공동이사회가 만들어지는 일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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