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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와비사비 라이프 - 없는 대로 잘 살아갑니다

by 글쓰남 2017.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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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비사비 라이프 - 10점
줄리 포인터 애덤스 지음, 박여진 옮김/윌북

빠르게 변화하고 화려한 이미지들이 넘쳐나는 요즘, 자신만의 속도와 색깔을 지키며 살기란 쉽지 않다. 겉보기는 멋지고 편리함도 커졌지만 왜 마음은 늘 여유가 없고 정신은 피로할까?


느린 삶의 기쁨을 미니멀한 사진과 글로 담은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킨포크]. 킨포크의 프로듀서였던 저자 줄리 포인터 애덤스는 삶의 지향을 다시금 고민한다. 캘리포니아에 산불이 나서 집이 완전히 다 타버렸을 때 물건, 집, 삶에 대한 개념을 처음부터 새롭게 정의한다. 물건은 자신에게 의미 있는 것만 소유하기로, 집은 스스로에게 가장 편한 안식처로, 삶은 가장 단순하게 살아가기로, 즉 비우고 비워 본질만 추구하기로 한 것. 그리고 이런 삶의 태도와 방향을 뒷받침할 자기만의 기준으로 ‘와비사비’를 발견한다.


와비사비란 일본어 와비와 사비가 합쳐진 말이다. 와비는 단순한 것, 덜 완벽한 것, 본질적인 것을 의미하고 사비는 시간의 흐름을 받아들인 오래된 것, 낡은 것을 뜻한다. 이 두 가지가 어떤 사물, 풍경, 예술 작품에 그윽하게 깃들어 있을 때 와비사비한 아름다움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전 세계를 누비던 저자는 이 와비사비가 미학적 개념에 머물지 않고 사람들의 생활 방식에도 깊숙이 들어와 있음을 깨닫는다.


일본, 덴마크, 캘리포니아, 프랑스, 이탈리아에서 만난 와비사비 생활자들은 속부터 겉까지 모두 소박하고 단순하며 고요하고 느긋한 삶을 추구한다. 투박한 음식과 오래된 물건, 어스름의 산책, 누군가와 나누는 속 깊은 대화, 어슬렁거리는 일요일 오후 등 그들은 와비사비를 일상에서 실천하며 삶의 여유를 느끼게 된다.


책에는 와비사비적인 삶의 태도를 반영한 모든 것들이 실려 있다. 인테리어부터 물건을 고르는 법, 집을 꾸미는 법, 손님을 초대하는 법, 휴일을 보내는 법까지. 쉽고도 명쾌하다. [와비사비 라이프]는 우리가 원하는 삶의 모델을 간결한 글과 담백한 사진으로 제시하는 아름다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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