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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역사의 역사 - History of Writing History

by 글쓰남 2018.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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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역사 - 10점
유시민 지음/돌베개

■ 유시민, 역사를 새로 공부하다! 『역사의 역사』를 읽다


1. “역사의 역사는 내게 ‘너 자신을 알라’고 말했다” 

유시민에게 ‘역사란 무엇인가’는 오랫동안 품어온 질문이자 평생에 걸쳐 찾는 지적 과제다. 그가 끈질기게 역사를 탐구하는 까닭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좀 더 깊은 답을 찾기 위해서일 테다. 역사를 읽고 쓰는 의미와 방법을 역사가의 삶과 그들의 텍스트로부터 추려낸 『역사의 역사』도 곧, 사람들이 어떻게 삶을 해석하고 생각하고 감정을 느끼며 살아왔는가에 대한 성찰이라 할 수 있다. 생의 변화와 어려움 앞에 역사는 믿을 만한 나침반이 될 수 있으며, 특히 역사 공부는 현재의 이면에 놓인 변하는 것(“덧없는 것”)과 변치 않는 것(“인간의 본성과 존재의 의미”)을 가르쳐준다. 추상적인 역사의 정의나 방향에 집착하지 않고 역사의 감정과 표현에 공명한 이 책은 유시민의 역사 에세이이기도 하다. 


2. “역사의 역사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보였던” 16명의 역사가와 18권의 역사서

『역사의 역사』는 동서양의 역사가 16인과 그들이 쓴 역사서 18권을 탐사한다(그중에서 10권은 좀 더 깊고 자세히 다룬다). 역사서들은 고대부터 현재까지 시대 순으로 9장으로 나뉘어 구성되며, 각 장은 때로는 한 명의 역사가와 한 권의 책을, 때로는 복수의 역사가와 여러 권을 함께 읽는다. 또한 앞서 읽은 책을 뒤에서 다시 읽기도 하고, 한 역사가의 목소리와 다른 역사가의 생각을 겹쳐 읽기도 한다. 각 장에서 필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히 드러나기도 하고 숨겨져 있기도 하다. 다만 모든 역사(역사가)는 ‘현재’를 쓰고자 하며(현대사, 당대사), 역사는 이야기이자 대화라는 필자의 입장은 수시로 재확인된다. 

『역사의 역사』에는 이 책에서 함께 읽는 책들을 오브제로 삼아 작업한 사진을 해당 장의 첫머리에 수록했다. 대상의 존재감을 평면에 압도적으로 구현해 내는 사진작가 김경태(EH)와 협업한 것이다. 이 뛰어난 관찰가는 역사책들을 마치 눈으로 직접 마주하는 듯한 경험을 전달해준다. 사진 속 책들은 모두 펼쳐져 있거나, 서로 겹쳐져 있다. 역사 읽기의 세목과 긴밀한 연관성을 표현하는 듯하다. 또한 표지에서 역사서들은 마치 역사의 갈피와 길목으로 독자를 이끄는 듯 숲을 이루고 있다. 역사 고전이 상기시키는 낡고 진부하다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각 책이 지닌 ‘현재성’(현재감)이 오롯이 전달되길 바라는 의도를 담아보았다. 



3. 유시민과 함께하는 친절한 역사 공부!

익히 알려진 대로 역사 고전들은 혼자 읽고 소화하기가 만만치 않다. 유시민은『역사의 역사』에서 각 역사서의 주요 내용과 책이 쓰인 당시의 시대적인 맥락뿐 아니라 서술 대상과 서술 방식 등을 두루 살피며 자신의 언어로 요약한다. 여기에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을 체크해주거나, 이해하지 못해도 좋다고 위로하고 격려하는 안내자 역할까지 맡는다. 역사에 대한 애정과 역사 공부의 중요성을 몸소 보여주며, 자신이 읽은 그대로 역사 공부법을 공개하는 셈이다. 특히 이 책은 ‘르포’라는 특성상 역사서들의 원문을 적지 않게 소개하고 인용할 수밖에 없는데, 지면의 한계와 번역의 아쉬움을 덜기 위해 유시민이 직접 발췌 요약과 번역까지 도맡았다. 국가, 현대사, 글쓰기 등 다양한 주제의 책을 예외 없이 친절하게 전달해주는 유시민의 장점이 이 책에서도 어김없이 발휘된다. 


4. “역사는 인간의 감정과 생각을 전하는 ‘이야기’다”

유시민이 생각하는 ‘훌륭한 역사서’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 그는 책의 서두에 “훌륭한 역사는 문학은 될 수 있으며 위대한 역사는 문학일 수밖에 없다고 믿는다”(16쪽)고 썼다. 역사는 단순히 사실을 기록하는 것을 넘어 당대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을 담아낸다. 따라서 좋은 역사서는 시대를 막론하고 새로운 독자와 공명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다. 유시민은 이 책의 군데군데에서 역사가들에게 답하듯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피력한다. 가령, 사마천의 『사기』(『열전』)야말로 사료와 문학적 상상력이 절묘하게 결합된 책으로 범접할 수 없는 경지임을 극찬한다(제2장). 신채호와 박은식의 텍스트를 읽을 때는 민족주의 역사학자의 험난한 인생 역정과 글쓰기에 안타까움을 피력한다(제6장). 인류사의 가능성과 한계를 읽는 저자의 지적 호기심은 조심스러우면서도 적극적이다.(제9장). 


5. 디지털 시대의 역사 공부, 영상으로도 만나는『역사의 역사』

『역사의 역사』는 종이책을 읽고 쓴 종이책이지만,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독자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만나려 한다. 돌베개와 국내 유일 종합 콘텐츠 플랫폼 ‘카카오페이지’는 책보다는 모바일에 익숙한 세대를 위해, 역사를 어렵게 여길 수도 있는 대중을 위해 유시민의 특별인터뷰 영상을 공동제작, 카카오페이지 앱을 통해 6월 25일부터 4주간 독점으로 제공한다. 이 영상 콘텐츠에서 저자는 책을 집필하면서 생각하고 느꼈던 이야기들을 편안히 털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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