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내 이름은 페미니즘이야 - 강남순 지음, 백두리.허지영 그림/동녘주니어 |
페미니즘은 2~3년 사이 새로 생긴 이슈가 아니라 아주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것임에도, 여전히 유행처럼 이슈와 논쟁을 몰고 온다. 우리 사회에서 페미니즘을 보편적 정서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직 조심스럽고 민감할 수밖에 없는 문제일까? 페미니즘은 여자들만 하는 것이 아니고, 특별히 어려운 것도 아니다. 나와 다른 타인을 차별 없이 존중하는 건강한 사고의 실천이다. 그럼에도, 일상 구석구석에 촘촘히 파고든 오해와 편견을 허물기가 결코 쉽지 않은 현실이다.
오래된 관습과 편견을 깨는 일이 만만치 않지만 그럴수록 ‘수면 위로 올라온’ 페미니즘을 제대로 마주해야 한다. 특히나 우리 사회는 유연한 사고와 감수성을 익혀야 할 어린 시절에 필요한 교육 방향과 정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고 있다. ‘초등 성평등 교육’이나 ‘초등 페미니즘 교육’이라는 단어를 듣고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비판을 쏟아내는 이들도 숱하다.
이런 현실 속에서, 어린이 눈높이에 맞는 적합한 페미니즘 교육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이루
어져야 할까? 이 책의 저자인 강남순 교수는 그 답을 찾아 나가고자 2017년부터 어린이 교양 잡지 《고래가 그랬어》에 페미니즘을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연재하며 어린이 독자들을 가까이 만나는 중이다. 강남순 교수는 2017년 경향신문 ‘올해의 저자’로 선정된 인문학 필자다. 《한국일보》, 《시사인》등에 칼럼을 쓰며 한국사회의 여러 풍경을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예리하고 심도 깊은 글쓰기를 펼쳐 보이며《정의를 위하여》, 《배움에 관하여》, 《용서에 대하여》, 《페미니즘과 기독교》 등 다수의 책을 집필했다. 세상에 들려오는 낮은 목소리와 작은 이야기에 섬세히 귀를 기울이는 강남순 교수가 ‘어린이 페미니즘 교육’에 관심을 가진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저자는 지금 여기의 어린이들이 왜 페미니즘을 배워야 하는지, 근원적인 이유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단순히 여자와 남자의 차이에 집중하기보다 서로 다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존중하는 태도에 관해 이야기한다. 차별과 편견 없는 세상을 위한 아홉 가지 테마를 쉽고 재미있게 들려주면서 오해와 부정적 시선을 걷어내고 페미니즘이 가진 본래 의미를 차근차근 들여다본다. 페미니즘을 이야기하면서 저자가 거듭 강조하는 것은 ‘차별과 편견 없는 태도로 살아가는 마음’이다. 페미니즘은 남성과 여성의 성 대결이 아니라, 평등한 배려와 소통이 이루어지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다. 그러한 세계를 살아가고, 만들어 나갈 주인공이 바로 지금 이곳의 어린이들이기에, ‘페미니즘’이 또다시 힘차게 손 내밀어 인사를 건네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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