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타는 아이 - 최민지 지음/모든요일그림책 |
‘어린이들이 가장 사랑하는 그림책 작가’이자 어른 독자와 그림책 전문가 모두를 사로잡은 ‘차세대 그림책 작가’로 톡톡히 자리매김한 최민지 작가가 여섯 번째 창작 그림책을 선보인다. 첫 작품인 《문어 목욕탕》을 시작으로 어린이의 외로움, 두려움, 움츠러든 마음을 마법 같은 판타지 공간에서 즐거움과 개운함으로 채워 주었던 작가는 나와 타인의 관계, 책을 통해 경험하는 새로운 세계에까지 시선을 돌려 주제를 확장해 왔다.
신작 《벽 타는 아이》에서 최민지 작가는 더욱 깊고 풍성하고 견고해진 작품 세계를 선보인다. 그가 먼저 주목한 것은 ‘다름’을 대하는 우리의 시선이다. 모자도 옷도 집도, 모든 게 획일화된 ‘보통마을’. 바로 벽 타는 아이가 사는 마을이다. 아이의 부모는 어른들이 규정한 ‘이상한 아이’들을 가두는 ’모자성‘에 아이를 보내지 않기 위해 시시때때로 아이를 감시하고 아이가 벽을 탈 때마다 화도 내 본다. 의사, 과학자, 종교인, 주술사 등 온갖 전문가들을 불러 치료하려고 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작품을 현실에 대입해 보면 어떨까. 작품 속 ‘벽 타는 아이’는 현실 속에서는 ‘피부색이 다른 아이’일 수도, ‘몸이 불편한 아이’일 수도, ‘나와 생각이 다른 타자’일 수도 있다. ‘보통마을의 어른들’은 ‘나’인 동시에 ‘우리 모두’일 수 있다. 타인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선을 긋고 경계하는 인간에 대한 예리한 통찰,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고 소수라는 이유로 외면받는 모든 이들의 작은 목소리까지 끌어안으려는 포용력과 다정함이 작품을 가득 메운다. 최민지 작가 특유의 유쾌함과 발칙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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