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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하지 않겠다고 다짐했건만 어느새 쇼핑몰 장바구니에 옷을 담고 있는 나. 불평하지 말자고 결심했건만 어느새 투덜대고 있는 나. 오늘부터 다이어트하겠다고 마음먹었건만 어느새 치킨을 뜯고 있는 나. 자책하지 않겠다고 결심했건만 어느새 내 탓을 하고 있는 나. 이성적으로 행동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어느새 감정에 휘둘려 화내고 있는 나……. 내 몸인데, 내 생각인데 왜 이렇게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걸까? 수백 번 마음을 다잡아도 왜 항상 제자리로 돌아오는 걸까?
이럴 때 사람들은 의지력이 부족한 자신을 탓한다. 인간은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존재라고 배웠기 때문에 의지만 있으면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일찍이 정신분석학의 대가 프로이트는, 인간은 이성적 존재가 아니라 무의식에 휘둘리는 비합리적인 존재라고 설파했다. 눈에 보이지 않고 의식할 수도 없는 무의식이 어떻게 인간 행동을 지배하는지 증명하기 위해 영국 뉴캐슬대 심리생리학 연구팀은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했다. 음료수 무인판매대 앞에 ‘꽃 사진’과 다양한 느낌의 ‘사람 눈 사진’을 매주 번갈아가며 붙여놓고 판매액을 비교해본 것이다. 그 결과 꽃보다는 눈 사진을 붙였을 때 돈이 2.8배나 더 모였다. 연구팀은 특히 의심하거나 노려보는 눈일 때 금액이 훨씬 많았다고 밝히며, 잠재된 무의식이 판단에 영향을 준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렇듯 인간은 뭔가를 결정할 때 과거의 인식에 얽매여 습관적으로 행동하는데, 이것을 인지적 오류(Cognitive Biases)라 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우리나라 국민 1만 명을 조사한 결과, 10명 중 9명(90.9%)이 이런 인지적 오류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주변에는 자기 생각에 갇힌 채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입맛에 맞는 결론을 내리는 사람이 넘쳐난다는 의미다. 늘 부정적인 생각에 빠진다거나 매사 흑백논리로 바라본다거나 모든 일을 자신과 관련 있다고 단정짓는다거나 하는 행위 등이 인지적 오류의 대표적인 예다. 그렇다면 이런 오류에서 벗어나 내 몸과 생각을 내 뜻대로 움직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의 저자 구스도 후토시는, 무의식이 우리의 몸과 마음을 움직이고 있는데도 많은 현대인들이 그것을 간과한 채 자신의 의지로만 삶을 바꾸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인생이 괴롭고 불안하며 짜증이 나는 거라고 지적한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무의식을 이용하여 몸과 마음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이 책 『무의식을 지배하는 사람 무의식에 지배당하는 사람』(원제: 무의식은 언제나 옳다, 無意識はいつも正しい)에 제시하고 있다. 무의식에 관한 이론을 심도 있게 다룬 인문서는 많지만 실용적인 내용을 담은 자기계발서는 거의 없다. 이 책은 실생활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간단한 무의식 활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는 면에서 매우 주목할 만하다. 삶에 대한 불안과 걱정에 시달리는 사람, 자신감을 잃은 사람에게 무의식 속에 숨어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깨닫게 해주며, 실생활에서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실용적인 무의식 활용법을 다양하게 제시하는 이 책은 독자들로부터 ‘내 인생의 마지막 자기계발서’라는 호평을 받으며 일본에서 출간되자마자 자기계발 분야 1위에 올랐고, 지금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무의식을 지배하는 사람 무의식에 지배당하는 사람 - 구스도 후토시 지음, 김해용 옮김/동양북스(동양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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