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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당선, 합격, 계급 - 장강명 르포

by 글쓰남 2018.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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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 합격, 계급 - 10점
장강명 지음/민음사

문학공모전과 공채라는 특이한 제도, 간판에 대한 집착, 서열 문화와 관료주의 

기회를 주기 위해 기획된 시스템은 어떻게 새로운 좌절을 낳게 되었나

2010년 이후 문학공모전 최대 수혜자인 기자 출신 소설가 장강명이

발로 뛰어 취재한 문학공모전과 한국 공채 문화의 현실과 대안



기자 출신 전업 작가, 하루 8시간 글쓰기, 4개 문학상 석권, 1년 동안 많게는 3~4권에 달하는 단행본 출간, 현실 감각을 우선시하는 월급사실주의자로서의 태도… 장강명 이전에 없던 것이 장강명 이후에 존재한다. 한국 문학의 트렌드세터! 장강명 첫 번째 르포르타주 『당선, 합격, 계급』이 출간되었다. 『당선, 합격, 계급』은 문학공모전이라는 제도와 공개채용이라는 제도를 밀착 취재, 사회가 사람을 발탁하는 입시-공채 시스템의 기원과 한계를 분석하고 한국 사회의 부조리와 불합리를 고발하는 논픽션이다. 2010년 이후 최단 기간 최다 문학상 수상자로서 ‘당선의 신’ 장강명과 대기업, 건설회사, 언론사까지 두루 입사에 성공한 ‘합격의 신’ 장강명이 ‘당선’과 ‘합격’이라는 제도가 사회적 신분으로 굳어지며 ‘계급화’되는 메커니즘을 밝혀낸다. 



문학상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 연일 ‘당선자 없음’이 발표되는가 하면 통폐합된 문학상도 적지 않다. 문학공모전이 어쩌다 이렇게 위축되었을까. 한편 문학공모전은 기업 공채 제도와 닮았다. 누구나 도전할 수 있고 공정한 평가가 보장되며 통과하기만 하면 안정된 내부자 지위를 갖게 된다. 청년실업, 헬조선, 취준생, 공시족… 청년 실업자 100만 시대! 시험 자체가 부당한 계급사회를 만들고 한번 시험을 통과한 사람은 두 번 다시 지망생들의 세계로 떨어지지 않는 이 경직된 시스템, 병리적 현상에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답은 현장에 있다! 장강명 작가는 삼성그룹 입사 시험 현장, 로스쿨 반대 시위 현장, 문학상 심사 현장 취재를 통해 공채 시스템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갈등과 부작용을 살펴본다. 또 문학상을 운영하는 출판사 대표, 문학상을 준비하는 지망생들, 작가와 출판 편집자, 그리고 영화, 엔터, 기업 인사 담당자들과 인터뷰하며 일그러진 채용 시장의 난맥을 풀어본다. 


장강명 소설의 매력은 그의 기자 이력과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다. 국정원 댓글사건을 모티프로 한 『댓글부대』, ‘헬조선 세대’의 新탈출기 『한국이 싫어서』, 통일 이후 한국 사회를 그린 『우리의 소원은 전쟁』은 높은 시의성과 현실 감각으로 한국 소설의 지평을 넓혔고 이제 그는 명실상부 동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다. 그러나 기자로서 장강명의 진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당선, 합격, 계급』은 지금까지 출간된 어떤 작품보다 더 장강명스럽고 그 모든 작품을 통틀어 가장 동시대적이다. 11년 동안 현장에서 갈고닦은 취재력과 직설적이고 구체적인 비판, 거기다 가독성까지 더하며 일찍이 한국 논픽션 분야에서 도발하지 못한 한국 사회의 부조리가 민낯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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