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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나는 행복한 불량품입니다 - 생계형 마르크스주의자의 유쾌한 자본주의 생존기

by 글쓰남 2018.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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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행복한 불량품입니다 - 10점
임승수 지음/서해문집

지금 잘하고 있는 것 같은데, 뭔가 좀…

하고 싶은 일이 따로 있는데, 불안해서… 

유엔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가 발표한 ‘2017 세계행복지수’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조사대상 156개국 중에서 57위를 기록했다. 2017년 기준 GDP 순위는 11위, 1인당 GDP 순위는 27위인 것과 비교해보면 큰 차이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주위에도 좋은 대학에 다니지만 원하지 않는 전공 때문에 힘들어하거나, 탄탄한 직장에 다니면서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따로 있음에도 불안감 때문에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종종 접하게 된다.

현재의 삶이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타인이 원하는 삶을 살고, 행복을 뒤로 미루며, 내 시간을 내가 통제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그리고 그런 삶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할 수 있는 것들을 이야기한다. ‘행복을 얻으려면 열심히 노력하라’는 일방적 협박이 아니다. “꿈을 포기해선 안 된다.”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 같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얘기도 아니다. 우리 사회의 진짜 모습, 자본주의 사회가 돌아가는 원리를 차근차근 설명해주고, 그 안에서 내 시간을 통제하고 행복을 찾을 수 있는 방법들을 자기 경험을 통해 흥미롭게 전달할 뿐이다. 지나친 낙관과 긍정을 경계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과한 걱정과 근심을 불어넣지도 않는다. 예측이 불가능하고 흥미롭고 때로는 무모하기까지 한 저자의 경험이지만, 그 뒤에는 불안정성과 두려움이 존재했었음은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책 잘못 읽어 망한(?) 인생, 

공대 석사, 연구원 출신 사회과학 저자의

절대 무르고 싶지 않은 삶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 《원숭이도 이해하는 마르크스 철학》 등 마르크스 관련 도서로 잘 알려진 작가 임승수는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어릴 때 피아노를 배워 수준급의 연주와 작곡 실력으로 한때 예술고등학교를 준비한 적이 있었고, 의대 입학을 준비하다 색각이상으로 공대로 방향을 튼 후 반도체 소자 연구로 석사학위까지 받았다. 대학원 졸업 후 연구원 생활을 하던 중 대책 없이 직장을 그만두고 민주노동당에서 진보정당 활동가로 있으면서 지방선거에 직접 출마하기도 했다. 현재는 사회과학 전업작가로 저술과 대중강연 활동을 하면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공대생이던 그를 결국 진보정당 활동가와 사회과학 작가로 이끈 계기가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마르크스의 《자본론》이다. 대학 재학 중 호기심 반 허세 반으로 읽은 《자본론》은 활자로부터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충격을 선사했다. 마치 영화 <매트릭스>의 주인공 네오가 모피어스에게 빨간약을 받아먹고 세상의 참모습을 본 것과 같은 느낌이었다고. 

같이 학교를 다닌 동기들보다 수입도 훨씬 적고, 대학 강의를 하다가 국가정보원에 신고를 당하기도 하고, 카드 할부를 해야 여행을 갈 수 있지만, 현재의 삶이 너무 행복하고 절대 무르고 싶지 않다고 저자는 말한다. 자타공인 순도 100% 불량품이라 자칭하며, 규격외 인생을 사는 임승수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시간의 관점에서 분석한 자본주의의 민낯을 알려주고 진흙탕 같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시간의 주인이 되어 진짜 행복을 찾는 것에 대해 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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