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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가장 도시적인 삶 - 무지개떡 건축 탐사 프로젝트

by 글쓰남 2017.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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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도시적인 삶 - 10점
황두진 글.사진/반비

저자는 책에서 다루는 도심 속 상가아파트들의 핵심은 ‘거리형 아파트’라는 점이라고 말한다. 거리형 아파트는 고립되지 않은 도시의 일원으로 작동한다. 또한 상가에서 일하는 사람이 바로 위에 거주함으로써 ‘직주근접’의 삶을 실현할 가능성을 높인다. 이를 통해 교외로 밀려난 사람들의 긴 출퇴근 시간, 도심 공동화 문제 등을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도시의 활력을 높이는 여러 기술과 미덕을 개별 건축 사례들을 통해 발견해간다. 가령, 건물 1층의 상가 하나를 희생하고 개구부를 둠으로써 가로의 연속성을 지킨 ‘서소문아파트’, 언덕 지형을 그대로 살린 ‘성요셉아파트’, 1층 상가에 인접한 인왕시장으로 들어가는 통로를 둔 ‘원일아파트’를 통해 건물이 거리와 주변 공간을 대하는 개방적인 태도를 강조한다. 고밀도를 소화해내면서도 마당 있는 집의 장점을 간직한 ‘옥상마당’, 또는 ‘옥상텃밭’의 사례를 ‘금성아파트’와 ‘안산맨숀’에서 찾아낸다. ‘삼각아파트’나 ‘대신아파트’는 거주민과 외부 보행자를 함께 고려하는 세심한 설계의 사례로 꼽는다. 또한 안산맨숀이나 ‘피어선아파트’ 등에서 한 동의 건물이면서 하나의 마을이라 할 만한 규모와 복합적인 기능을 갖춘 ‘수직마을’의 가치를 짚어낸다.



이처럼 이 책은 우리 주변의 무지개떡 건축이 낡은 외관에 가려 제대로 조명받지 못한 의미와 중요성을 적극적으로 드러낸다. 이는 저자의 다양한 사전 조사 자료, 답사 기록, 애정이 담긴 사진을 통해 구체적인 모습으로 독자 앞에 다가간다. 또한 그 과정을 자세하게 공유하며, 실용적이고 실천적인 지점을 제공한다. 입지, 규모, 복합, 보행자 친화성 등 ‘무지개떡 지수’의 평가 항목을 정리하고, 내 주변의 무지개떡 건축을 직접 조사하고 답사하는 방법, 답사 코스를 표기한 지도까지 꼼꼼히 기록했다. 도시건축에 관한 문턱을 낮추고 일반의 관심을 불러일으켜 살아 있는 도시에 기여하고자 하는 저자의 태도와 열정이 느껴진다. 이 책을 읽으면 답사를 가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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