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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고발 - 가장 비밀스러운 국가에 대한 독특하고 충격적인 책

by 글쓰남 2017.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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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 (더블커버 특별판) - 10점
반디 지음/다산책방


‘북한의 솔제니친’이라 불리는 반체제 작가 반디(필명)의 소설집 『고발』이 다산책방에서 출간됐다. 2014년 국내에 처음 소개된 이후 3년 만이다. 2017년 3월 영미권을 비롯한 전 세계 동시 출간에 맞춰 다산책방에서 새롭게 출간한 『고발』은 세련된 표지와 더불어 작가의 최초 원고를 충실하게 살려 작품이 지닌 문학적 가치에 초점을 맞췄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었을 때는 탈북 작가가 아닌 북한에 살고 있는 작가라는 점과 원고의 반출 과정 등이 화제를 모았으나 작품이 지닌 가치와 의의, 문학성 등은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었다. 이렇게 냉담했던 국내 반응과 달리 이 작품에 대한 해외의 반응은 뜨거웠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러시아의 반체제 작가 솔제니친에 비견되며 2016년 프랑스를 시작으로 이탈리아, 일본, 영국, 미국, 캐나다, 독일, 스웨덴 등 전 세계 20개국과 판권 계약을 맺었다. 문학전문지 <더밀리언즈>는 ‘2017년 가장 기대되는 작품’ 중 하나로 『고발』을 뽑았으며, 『채식주의자』의 번역가로 잘 알려진 데버러 스미스가 번역한 영국판은 2016년 영국 펜(PEN) 번역상을 수상해 문학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2017년 3월 말에는 『고발』을 번역, 출판한 전 세계 20개국 출판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국제 컨퍼런스가 서울에서 열린다. 




몰래 피임약을 먹고, 자신이 출근한 뒤에 또 밥을 짓는 아내를 의심하는 남편, 여행증 없이는 이동이 금지된 상황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사는 노모의 임종을 지키려는 아들, 창밖으로 보이는 마르크스와 김일성의 초상화에 경기를 일으키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 큰아버지로 모시는 이에 대한 믿음과 당에 대한 충성 사이에서 갈등하는 주재원, 배우인 아들이 보여준 현실의 부조리극 앞에 혼란스러워하는 아버지…. 『고발』에 수록된 일곱 편의 이야기에는 북한 체제에서 생활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핍진하게 그려져 있다. 작가 반디는 이런 평범한 남녀가 일상에서 마주치는 끔찍한 부조리를 보여줌으로써 절망과 암흑의 끝에서도 지속되는, 지속되어야 하는 인간애와 희망을 역설한다. 
『고발』은 완전히 고립된 사회에서 살아가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생하게 보여주는 초상화다. 동시에 인간은 가장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을 유지할 수 있고, 생각의 자유를 요구하는 용기는 그것을 억누르는 힘보다 훨씬 더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감정’과 ‘저항’을 표현하는 『고발』은 인간애로 가득찬, 진실한 작가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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