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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만든 눈물 참은 눈물

by 글쓰남 2018.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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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든 눈물 참은 눈물 - 10점
이승우 지음, 서재민 그림/마음산책

*2018 서울국제도서전 ‘여름, 첫 책’ 선정작 


수수께끼 같은 삶에 대한 카프카적 질문과 톨스토이적 대답

‘끝내 쓰는’ 작가 이승우의 특별한 신작 짧은 소설 27편

대산문학상 현대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동인문학상 등을 수상했고, 프랑스의 세계적 문학상 페미나상 외국문학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여러 나라에 번역됨으로써 세계가 함께 읽는 작가 이승우. 1981년 스물세 살에 등단해 37년 동안 예의 한결같음으로 묵묵히 소설가로서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그다. 소설이 이 지상의 보직이라고 여기는, 잘 쓰는 것보다 ‘끝내 쓰는’ 것으로 복무를 잘하고 싶다고 말하는 작가 이승우의 특별한 이야기들을 모았다. 10년 전 쓴 소설부터 최근 작품까지 엄정하게 선별한 27편의 짧은 소설은 작가가 완전히 새롭게 구성하고 다듬어 단단한 책으로 거듭났다. 

카프카는 맞설 수 없는 상황에 맞서야 하는 실존의 아이러니를 우화 형식에 담은 짧은 소설을 여러 편 썼고 톨스토이는 지상에서의 참된 삶에 대한 성찰을 민화 형식에 담은 짧은 소설을 발표했는데 “카프카의 짧은 소설은 긴 질문지와 같고 톨스토이의 짧은 소설은 긴 답지와 같이 느껴진다고”, 그들의 진지한 질문 방식과 대답을 향한 성실한 탐구의 태도가 이 책을 쓸 수 있게 매혹했다고 작가는 말한다. 걸작과 우연의 상관관계, 영원히 남는 책과 수정이 거듭되는 책의 독특한 운명, 읽지 않은 것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한 작가의 억울한 사연 등 ‘쓰는 인간’이 맞닥뜨린 아이러니를 비롯하여, 공장 기술자에서 공장 소유자가 된 입지전적인 인물의 당황스러운 죽음,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집을 지으려다 결국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무덤을 갖게 된 이의 이야기, 어느새 슬픔에 중독되어 더 이상 슬픔을 떠날 수 없는 한 남자의 기이한 정황 등 인생의 이면, 특정할 수 없고 이해 불가한 인간의 여러 모습들 속에서 작가가 포착한 삶의 비의가 선명하게 살아 숨 쉰다. ‘쓰는 인간/ 사랑하는 인간/ 사는(죽는) 인간’이 처한 진진한 질문과 대답이 아이러니라는 생생한 감각을 입고 독자를 맞는다. 

『만든 눈물 참은 눈물』은 박완서 작가, 정이현 작가, 이기호 작가, 김숨 작가에 이은 마음산책 짧은 소설 시리즈의 하나로, 서재민 화가의 다채로운 그림 19점을 함께 수록해 책의 예술성을 높였다. 


내 짧은 소설들이 카프카적 질문과 톨스토이적 대답을 담고 있다고는 차마 말하지 못하겠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진지한 질문의 방식과 대답을 향한 성실한 탐구의 태도가 나를 매혹했고, 이 글들을 쓸 때 내 가슴속에 있었다는 사실은 말해도 될 것 같습니다. 혹시 이 책을 읽은 누군가 수수께끼 같은 이 세상에 대한 짧은 질문이나 희미한 대답의 실마리라도 찾아냈으면 참 좋겠다, 하고 감히 바라게 되는 것은 그 때문입니다. 

-「작가의 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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